about marie antoinette

22 [MBN스타] 혁명인가 반란인가,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15-01-21 488

‘적자부인’ ‘빚투성이 왕비’ ‘오스트리아의 창녀’ 등의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프랑스 여왕 마리앙투아네트는 경제난에 휩싸인 프랑스를 직시하지 못한 채 사치스러운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단두대에서 처형을 당한 죽음 또한, 그의 사치를 참지 못한 백성들이 변혁을 바라고 일으킨 ‘혁명’의 결과로 치부됐다.

뮤지컬 ‘마리앙투아네트’는 마리앙투아네트의 화려함과 거리에서 떠돌며 ‘혁명’을 외치는 마그리드 아르노이라는 가상 인물의 배고픔을 상반된 구성으로 꾀했다. 화려한 드레스에 높게 올려 세운 가발, 형형색색 눈부신 황실과 누더기 옷에 빵 조차 먹지 못해 독기로 가득한 눈빛을 가진 걸인들의 모습은 다른 삶을 가진 두 여인의 삶을 극명하게 대조시켰다. 이에 마리앙투아네트의 사치스러움과 백성들의 배고픔을 생각하지 않는 태도, 환상에 젖은 철없는 말투는 더욱 도드라진다.

‘마리앙투아네트’는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화려한 것만 좇는 마리앙투아네트는 8년 간 말을 섞지 않은 추기경의 선물에도 요지부동하는 고집불통이기도 하며, 자신만의 동화 속 세상에 갇혀있다. 그런 그를 마음에 품은 악셀 폰 페르젠 백작(이하 페르젠)은 “당신은 환상 속에 살고 있어 위험하다”고 걱정을 드러낸다. 뿐만 아니라 법과 총이 있어 괜찮다고 말하는 마리앙투아네트에게 “때로는 말과 신념이 법과 총이 더 세다”는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마그리드 아르노이(이하 마그리드)는 배고픔에 시달리는 백성들에게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화려함을 채우는 마리앙투아네트를 경멸 증오한다. 이러한 마그리드는 마리앙투아네트를 비하하는 시를 쓴 자크 애베르와 루이16세를 끌어내리고 싶어 하는 오를레앙 공작과 의기투합해 마리앙투아네트를 비방하고, 루머를 담은 신문으로 군중을 선동하기 시작한다.

특히, 이들의 상반된 그림은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건’으로 극에 달한다. 화려한 것에 사족을 못 쓰지만, 루이16세의 ‘절제’를 당부 받은 마리앙투아네트는 이를 단호하게 뿌리친다. 하지만 계략에 휩싸여, 벗지 못하는 누명을 쓰게 된다.

이는, 프랑스 시민들의 ‘폭도’로 이어진다. 부활절 미사를 위해 생 클루 궁전으로 행하는 루이16세 일가는 백성들의 오해를 불러일으켰고, 바렌에서 체포당하는 데 이어 왕정까지 폐지되고 만다. 결국 마리앙투아네트 역시, 루이16세에 이어 단두대 행을 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다. 

 

 

‘마리앙투아네트’는 프랑스 혁명이라는 무거운 역사를 담는다. 하지만, 감정적인 부분 역시 놓치지 않았다. 마리앙투아네트의 사치를 강조하기 위해 더해진 휘황찬란한 불빛은 단두대에 오르기 전 백발이 돼버린 마리앙투아네트의 모습을 더욱 안타깝게 만든다. 특히, 아들에 대한 친권을 박탈당하고 딸에게 불러주는 마리앙투아네트의 노래는 가슴을 저미게 한다. 고개를 빳빳하게 들고 다니며, “현재를 즐길 거야”라고 당당하게 말하던 그도 역시 ‘여자’였고, ‘어머니’ 였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게 한다.

뿐만 아니라, “더는 참지 않아, 이젠 보여줘야 해. 더 강한 힘을 우리의 모든 힘을”이라고 당당하게 부르짖는 마그리드의 외침은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뚫어주며, 마리앙투아네트와 마드리드가 함께 부르는 노래와 ‘마리앙투아네트’라고 부르짖는 환상의 하모니는 마음속에 또 다른 울림을 전한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경멸에 찬 마그리드의 마음이 시들기 시작하며, 극의 긴장감이 궤도를 벗어나는 지점이다. 마그리드는 마리앙투아네트가 아빠가 불러줬던 ‘자장가’를 자녀들에게 불러주는 마리앙투아네트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며, 페르젠의 입에서 전해 듣게 되는 두 여인의 출생에 대한 비밀은 ‘막장’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또, 극이 진행될수록 인물들의 감정이 모호하게 표현 돼 마그리드의 주도해 일어난 ‘프랑스 혁명’이 진정한 변혁을 바란 ‘혁명’인지, 마리앙투아네트에 대한 증오심으로 발발한 ‘반란’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옥주현, 김소현, 윤공주, 차지연, 윤형렬, 카이, 전동석, 민영기 등이 출연하며 내년 2월1일까지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MBN스타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트위터 @mkculture]

 



 

21 [뉴스컬처] 김소현-차지연, 이들의 마리 앙투아네트에 거짓은 없다 15-01-21 593

무대 위, 오로지 진심으로 승부하는 두 배우

▲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연출 로버트 요한슨)'로 만난 배우 김소현(마리 앙투아네트 역), 차지연(마그리드 아르노 역)의 프로필.(뉴스컬처)

 

마리 앙투아네트. 최고의 위치에서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져 비참한 죽음을 맞이했던 그는 전 역사를 통틀어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살아간 여인으로 일컬어진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잖아요?”, 이 문장 하나로 그는 수 백년 간 많은 이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악녀라는 굴레에 갇혀 살아야만 했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연출 로버트 요한슨)’는 이제 그녀에게 따뜻한 손을 건넬 때라 말한다. 마그리드 아르노. 가장 비참하게 태어나 모두를 위한 정의를 실행한 여인을 통해서다. 모든 것이 달랐지만, 진심과 선함의 힘을 향한 믿음만은 같았던 두 여인은 서로의 아픈 삶을 이해하고 또 보듬는다. 
  
역할이 배우를 찾아간 것일까. 이를 연기하는 두 사람도 그랬다. 무대 위에서 온 마음을 다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붓는 이들의 열정은 커튼콜에서 쏟아지는 박수갈채, 그리고 멈출 수 없는 그들의 눈물이 대변한다. “참 묘한 작품이에요.” 두 배우는 인터뷰 내내 이렇게 입을 모았다. 김소현과 차지연, 이들이 전하는 이 작품의 진짜 힘은 진심에 있었다.


▲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연출 로버트 요한슨)’에서 마리 앙투아네트 역으로 분하는 김소현 배우는 이 작품에 대해 여배우로서 의미가 있었다고 밝혔다.(뉴스컬처)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의 캐스팅이 발표됐을 당시, 두 배우의 싱크로율이 화제가 됐었습니다. 서로의 캐스팅 소식을 듣고, 어떤 느낌이었는지 궁금합니다.
  
김소현(이하 김): 저는 사실 걱정이 많았어요. ‘(차)지연이와 어떻게 해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죠. 워낙 강렬한 작품을 해왔잖아요.(웃음) 무대 위에서 함께 극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선 무대 위에서 기가 눌리면 안될 텐데, 걱정이 많았죠. 그런데 오히려 함께 하면서 에너지를 많이 얻게 되는 것 같아요. 신기하죠.
  
차지연(이하 차): 저는 우선 (김)소현 언니가 너무 예뻐서 100점을 드리고 싶었죠. 테크 리허설 당시에 분장도 안하고 말도 안 되는 금발 가발을 쓰고 연기를 하는데, 그조차도 소화를 하시더라고요. 마치 동화에서 튀어나오신 줄 알았어요.(웃음) 항상 무대 위에서 언니에게 느끼는 점은 성심성의를 다하고, 최선을 다해 불사르신다는 점이었어요. ‘이렇게까지 해주시는데, 나도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죠.
  
김: 오히려 지연이가 에너지가 넘치니 제가 할 수 없이 끌어 올리는 거죠.(웃음)
  
그렇다면 마그리드로서, 마리로서 서로에게 느끼는 매력은 무엇이었나요?
   
김: 겉으론 강해 보이지만, 속으론 여린 것이 (차)지연이의 매력이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 캐릭터에 더 연민이 가는 것 같더라고요. 마그리드도 결국 강한 척 하지만 무너져 내리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차)지연이의 모습에 더욱 마음이 울리는 것 같아요.
  
차: (김)소현 언니의 매력은 선함이에요. 무대에서 함께하고 있으면 맑고, 순수함이 느껴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더욱 무대 위에서 제가 마리에게 연민을 느끼고, 또 감정적으로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아요. 언니의 선함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말이죠.
  
마리 앙투아네트와 마그리드 아르노, 두 사람의 관계가 이 작품의 중심입니다. 처음엔 서로를 적대시하다가 마지막에 이르러선 가장 큰 이해자가 되는데, 이를 연기하기 위해선 두 배우의 앙상블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요, 서로의 호흡을 어떻게 맞춰나갔나요?
   
김: 저는 (차)지연이의 눈빛이 정말 좋았어요. 그런 진솔한 눈빛을 마주하고 있다 보면 제가 연기하고 있다는 생각을 잊게 될 정도였죠. 아무 대사도 없이 눈빛만 나누는데도, 지금 (지연이의) 감정이 다 느껴지더라고요. 제게 그렇게 진심을 주니, 저도 똑같이 돌려줄 수밖에 없었죠. 뭐랄까요. 굳이 감정을 끄집어 내지 않아도, 함께 벅차올라서 마지막까지 달려나가는 힘을 주는 배우였어요. 그 에너지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게 공연 중에도 느껴져요. 결국 끝날 땐 모든 감정이 터져서 어찌 할 수가 없을 정도로 말이죠.


  
차: 맞아요. 정말 거짓 감정을 드러낼 수가 없는 작품이에요. 묘하죠. 사실 (서로가 이렇게 잘 통하는) 이유도 모르겠어요. 제가 워낙 눈물이 많기로 유명하긴 하지만, 여자 둘이서 감정을 나누는데 정말로 연습실에선 죽을 뻔 했어요. 오열이 나오더라고요. 또 막상 무대에 오르니 단두대의 칼날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데, 정말 아무것도 못하겠더라고요.
  
김: (차지연 배우를) 쳐다보질 못하겠어요. 정말 조절이 안 되더라고요. 무대 뒤에서도 눈물을 참지 못할 정도였어요. 공연을 하면서 매일 다른 감정이 느껴지는 극은 처음이었죠. 연습에서보다, 무대 위에서 더 많은 것을 찾게 된 작품이에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많은 감정이 다가오는데, 그 모든 순간이 소중해요.
  
차: 전 특히 (마리 앙투아네트가 부르는) 자장가, 그 장면에서 많은 감정을 느끼게 됐어요. (그 부분에서) 전 마리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처음엔 연출이 말해준 대로 ‘어, 저 여자가 이 노래를 어떻게 알고 있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옛 엄마를 떠올리는 것을 연기했는데, 공연을 하다 보니 다르더라고요. 마리가 아이들을 재우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제 안의 무언가가 무너져요. ‘예전에 우리 엄마도 내게 저렇게 해줬는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묘한 감정이 계속 찾아와요.

▲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연출 로버트 요한슨)’에서 마그리드 아르노로 분하는 차지연 배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좋은 사람과 선배를 얻었다고 전했다.(뉴스컬처)

 

차: 전쟁이죠.(웃음) 
  
김: 맞아요. 처음엔 무척 부담스러웠죠. 그런 강렬한 넘버를 해본 적이 많이 없었거든요. 마리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 곡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본성을 이끌어 내는 것 같아요. 최고의 위치에 있던 왕비가 밑바닥 인생을 살던 마그리드를 만나 그동안 쌓여왔던 모든 것을 쏟아 붓는데, 마지막엔 두 사람의 감정이 맞부딪히며 만나게 되죠. 저도 모르게 감정에 이입하다보면, 점점 더 강하게 나가게 되더라고요.(웃음)
  
차: 저도 (김소현 배우에게) 깜짝 놀랄 정도예요. 사실 그 곡은 서로 더 잘 보이겠다고 욕심을 낼 수 있는데, 오히려 아주 솔직한 감정으로만 만나게 되더라고요. 특히 이 작품은 욕심을 내는 순간 다 들키게 되더라고요. 마치 무대 위에 알몸으로 서있는 기분이랄까요. 신기해요. 
  
김: 정말 작품이 흘러갈수록 공연이라는 생각이 잊혀지죠. 보여주려는 무대라기보다 제가 본능적으로 느끼고, 반응을 먼저 하게 되더라고요.
  
차: 정말 이상하죠. 그 근원지를 알 수는 없지만 뭔가 참 강력한 것이 느껴져요.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고, 또 배우를 잡고 흔들죠.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묘한 작품이에요.
  
이렇게까지 배우를 진심으로 만드는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의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김: 다른 위치에서 다른 삶을 살았던 두 인물이잖아요. 특히 마리 앙투아네트는 최고의 위치에 있다가 나락으로 떨어진, 실존 인물이기도 하고요. 그것도 보통 사람으로는 견뎌낼 수 없는 현실을 살아내야만 했고요. 화려했던 왕비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마리 앙투아네트의 모습이 진심의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차: 이 작품을 보고나면, 모두의 머릿속에 같은 질문이 떠오를 것 같아요. ‘당신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습니까.’ 사실 이 작품을 통해 스스로에게 많은 것을 묻게 됐어요. 처음엔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죠. 오히려 무대에 오르고, 감정을 폭발시키다 보니 내면의 무언가가 꿈틀거리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가장 마지막 곡인 ‘정의는 무엇인가’의 첫 소절 가사를 제가 썼어요.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숱한 죽음, 이것이 정의인가’라는 가사였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이 여기에 모두 녹아내려 있는 것 같아요. 모든 일이 끝나고 눈앞에서 참 많은 일이 벌어졌잖아요. 마리는 처형됐고, 진실을 밝혀졌으며, 모든 이들은 떠나버렸죠. 그 때, 내 스스로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을까 생각했더니 ‘부질없다’는 것이었어요. 가슴이 아프기도 하지만 참 공허하더라고요. 관객도 똑같이 느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작품 속에서부터 커튼콜까지 눈물을 많이 흘리더라고요.
   
차: 마지막에 제가 마리를 소개하고, (김)소현 언니가 내려오시는데, 사실 연습실에서부터 마음고생이 많았거든요. 이렇게 관객과의 약속이 잘 지켜진 것도 그렇고, 수많은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게 되더라고요. 
  
김: 전 단두대 장면을 마지막으로 무대 뒤를 향하는데, 그땐 저를 아무도 안보고 있는데도 기분이 너무 이상해요. 영혼이 떠나는 느낌이랄까요? ‘괜히 그런다’는 말씀을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해보지 않으면 모를 것 같아요.
  
차: 지금을 살아가는데, 정확하게 떨어지는 답을 가진 작품이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아요. 눈물이 주룩주룩 나올 정도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모두가 담겨있는 작품이에요.
  
남자 배우가 특히 강세인 한국 뮤지컬 시장에서, 여배우 두 명이 전면에 나서는 작품은 드문데요, 이에 대한 책임감도 느껴지실 것 같은데, 어떤가요?
   
김: 너무 느끼죠. 객석이 비어있으면 왠지 ‘나 때문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물론 지금은 수요일 낮 공연까지 객석이 꽉 차더라고요. 정말 기쁘죠. 또 커튼콜 때 모든 분들이 기립을 해주셔서 박수를 보내시는데, 참 감사했어요.
  
차: 무대에서도 객석이 꽉 차있는 게 보일 정도여서, 정말 깜짝 놀라게 되는 것 같아요. 요즘 같은 불황에 여 주인공 둘이 있는 공연인데도, 그렇게 많이 찾아와 주시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또 신기하죠. 
  
마지막으로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가 자신의 배우 인생에 있어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이라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김: 앞으론 이런 작품을 못 만날 것 같아요. 이토록 여배우와 함께 제 깊은 속에 있는 모든 감정을 끌어올려 더불어 호흡하고, 나누는 작품은 유일하지 않을까요? 여배우에겐 굉장히 의미 있고, 또 소중한 경험이었죠. 또 감정적으로 가장 힘든 작품이기도 했어요. 나중에 되돌아보더라도, 이렇게 폭넓은 감정을 쏟아내야만 하는 작품은 없을 것 같아요.
  
차: 제겐 뜻하지 않은 곳에서 만난 행운이었어요.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소중한 선배님들을 얻었죠. 사실 무대 위에서 ‘저와 (김)소현 언니가 어떻게 보여질까’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도 됐죠. 정말 크게 배운 것 같아요. 좋은 분들의 기운을 얻었으니,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다시 해보고 싶은 작품으로 마음에 남게 될 것 같아요. 물론 그때도 마그리드로 말이죠.(웃음) 
  
  
[프로필1]  
이름: 김소현  
생년월일: 1975년 11월 11일  
직업: 뮤지컬배우, 오페라가수  
학력: 서울대학교대학원 성악과 석사  
출연작: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그리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지킬 앤 하이드’, ‘아가씨와 건달들’, ‘고고비치’, ‘사랑은 비를 타고’, ‘대장금’, ‘하루’, ‘삼총사’, ‘엘리자벳’, ‘태양왕’ 외/ 오페라 ‘마술피리’, ‘라보엠’ 외/ 드라마 ‘왕과 나’ / 예능프로그램 ‘오! 마이 베이비’,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 3’ 외
  
[프로필2]  
이름: 차지연  
직업: 뮤지컬배우  
생년월일: 1982년 2월 22일  
학력: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휴학  
작품: 뮤지컬 ‘라이언킹’, ‘마리아 마리아’, ‘씨왓아이워너씨’, ‘드림걸즈’, ‘선덕여왕’, ‘서편제’, ‘몬테크리스토’, ‘아이다’, ‘잃어버린 얼굴 1895’, ‘카르멘’, ‘모차르트’, ‘더 데빌’ 외/ 연극 ‘엄마를 부탁해’ 외. 

[뉴스컬처 고아라 기자] ​

 


20 [중앙SUNDAY] 껍데기만 보는 세상 우리 삶은 가면 무도회 15-01-21 305

 

뭇여성들에게 마리 앙투아네트란 궁극의 판타지다. 30~40대 여성들의 소녀시절 필독서였던 이케다 리요코의 순정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1972) 탓이다. 이 ‘순정만화의 전설’은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로코코 시대의 극도로 화려한 비주얼과 페르젠 백작과의 금지된 사랑 등 소녀들에게 공주병 판타지를 굳건히 확립하고 모든 대하 역사 로맨스물의 기준이 됐었다.

그런데 2006년 개봉한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에서는 그녀를 보는 시선이 좀 달랐다. ‘비주얼 영화’라고 불릴 만큼 18세기 프랑스 왕실의 화려함을 디테일하게 묘사하면서도 왕비라는 타이틀에 가려진 한 여인의 외로운 삶을 집중조명했다. 지금 연말 공연 시장을 달구고 있는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2015년 2월 1일까지)는 거기서 한발 더 나갔다.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엘리자벳’ ‘모차르트!’의 미하엘 쿤체, 실베스타 르베이 콤비의 작품이라 빈뮤지컬로 오해하기 쉽지만, 이들이 창작진으로 참여한 일본 창작뮤지컬이다. 일본의 대문호 엔도 슈사쿠의 소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1981)가 원작으로, 2006년 초연 당시 25만 관객을 동원한 흥행작. 2009년과 2012년 독일에서 공연돼 ‘유럽에 라이선스 판매된 최초의 일본 뮤지컬’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는 르베이 작곡인 만큼 ‘Enough Is Enough’ ‘Turn, Turn’등 강렬하거나 감미로운 중독성 멜로디가 호사롭게 귀에 감긴다. 한국 공연을 위해 이전에 공개된 적 없는 새로운 넘버를 9곡이나 추가해 마리 앙투아네트의 극적인 인생을 더욱 다채롭게 채색한다. 옥주현·김소현·차지연·윤공주 등 최고의 실력파 여배우들이 펼치는 팽팽한 한판 승부도 볼만하다.

 



무대는 18세기 프랑스 절대 왕정의 상징 베르사이유의 호사스러움을 충실히 반영했다. 가면무도회, 왕비의 침실과 전원 별궁 등 수십 회에 달하는 장면 전환이 마치 마리의 불안한 인생을 은유하듯 위태로운 각도로 기울어진 채 쉴새없이 돌아가는 회전무대로 완벽히 구현된다. 마리의 의상만 18벌에 달할 정도로 당대 로코코 양식을 반영한 드레스와 탑처럼 쌓아올린 가발의 향연 등, 근래 선보인 대형뮤지컬 중 가장 현란한 비주얼을 자랑한다.

하지만 비주얼이 이 무대의 미덕은 결코 아니다. 만화 속 판타지의 대상이었던 페르젠이 사랑이 아니라 경고의 역할로 등장할 만큼 로맨스나 판타지와는 거리가 멀다. 베르사이유의 화려함은 지저분한 파리 거리와 충실히 교차되며 향락에 젖은 귀족의 삶과 가난에 찌든 시민의 삶이 극적인 대조를 이룬다. 계급의 대립구도를 통해 역사를 치우침 없이 입체적으로 바라보려는 진지한 시도다. 그렇다고 ‘레미제라블’같은 혁명극도 아니다. 프랑스혁명이라는 역사를 통해 가면을 쓴 인간본성과 진정한 정의에 대해 던지는 질문일 뿐이다.

마리 앙투아네트와 거리의 여자 마그리드 아르노는 대립하는 계급을 각각 상징하는 존재다. 마리와 쌍둥이처럼 닮은 것으로 설정된 가공의 인물 마그리드는 ‘목걸이 사건’ ‘바렌 도주 사건’ ‘단두대 처형’ 등 친숙한 사건의 변수로 등장해 역사를 다시 보도록 매개한다. 혁명의 배후인 오를레앙 공작에게 매수당해 ‘목걸이 사건’을 날조하고 마리에 대한 온갖 추문을 퍼뜨린 장본인이지만 혁명의 위선과 공포정치의 잔인성을 목격한 뒤 진정한 정의란 무엇인지 회의하는 입체적 캐릭터다.

마리의 이복동생임을 암시하는 마그리드의 존재는 결코 ‘출생의 비밀’ 같은 1차원적 막장 코드가 아니라 마리의 분신에 해당하는 상징적 코드다. 마리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자 신분을 떠난 인간적 면모를 부각시키는 확대경 같은 장치인 것. 그녀의 비중이 마리를 압도하는 것도 그들이 결코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겉만 보는 세상 껍데기가 전부…우리 삶은 가면무도회”라는 노랫말처럼 선인과 악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가면을 썼느냐에 따라 다른 삶을 살게 되는 인간의 운명을 보여주기 위한 세포분열인 것이다.

‘왕족이나 시민이나 비루한 인간인 건 매한가지’임을 보여주는 역사 돋보기가 혁명의 거룩한 정신을 왜곡시킨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하지만 고착된 이미지의 역사적 인물과 사건을 새로운 각도로 조명하는 것은 각종 문화 컨텐트의 최신 트렌드다. 차별화된 해석이기에 지금 공연되는 의미가 있고, 가장 판타지에 가까운 소재로 심오한 인간관을 논하는 반전이라 더욱 짜릿하다. 화려한 비주얼을 넘어서는 강력한 텍스트의 힘, 어쩌면 모든 성공 뮤지컬의 공식일 터다.

 

[중앙SUNDAY 유주현 기자(yjjoo@joongang.co.kr)]  

 

 

19 [오마이뉴스] 15-01-21 345

[박정환의 뮤지컬 파라다이스] '마리 앙투아네트' 오를레앙 김준현 "나쁜 남자지만 행복"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의 오를레앙은 아이러니한 삶을 사는 인물이다. 프랑스에서 루이 16세 다음으로 잘 먹고 잘 사는 최고의 귀족이면서도 프랑스 혁명에 앞장선다. '리치맨'인 그는 왜 프랑스 왕정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타도 프랑스, 타도 마리 앙투아네트'를 외치게 되었을까.

오를레앙을 연기하는 배우 김준현은 이 점에 대해 "오를레앙은 극 가운데서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연민을 느끼게끔 만들어주는 도구"라고 답했다. 비록 악역이라 관객에게 환영받지는 못하지만, 오를레앙의 악역이 강하면 강할수록 상대역인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관객의 사랑이 커진다고 믿었기에, 김준현은 "나쁜 남자지만 행복하다"고 전했다.

"오를레앙 악역이지만...정당성 있어야 연기할 수 있어"

- 오를레앙은 왜 '타도 마리 앙투아네트'를 외치는가.
"오를레앙은 루이 16세의 사촌으로, 왕족이고 왕이 될 만한 자질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왕위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던 차에 오스트리아의 공주가 프랑스에 시집 와서 프랑스 재정을 파탄 나게 만든다. 그런데 이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낭비벽 때문이 아니다. 루이 16세가 프랑스와 앙숙인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의 독립 혁명을 너무 많이 도와준 나머지 프랑스 재정이 많이 축나게 되었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 때문에 프랑스 재정이 파탄이 나고, 이로 인해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오를레앙은 프랑스 왕가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해 적개심을 가진다."

 - 전에는 <고스트>나 <아이다>에서 샘이나 라다메스 장군과 같은 주인공을 연기했다. 하지만 오를레앙은 악역이다. 오를레앙과 같은 캐릭터를 연기한 적이 있었다면.
"뮤지컬을 연기하기에는 악역이 좋다.(웃음) 굳이 악역이라고 하면 <라이온 킹>의 스카 정도? <모차르트 오페라 락>의 살리에르는 엄밀히 이야기하면 모차르트를 시기한 것이지 악역이 아니다.

악역을 연기하기 힘들었다. 그냥 연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다. 악역을 왜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캐릭터에 대한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 지금의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를 왕위에서 끌어내리고 왕이 되거나 공화정을 만들어서 프랑스를 제대로 만들고 싶다는 정당성을 오를레앙에 입히고 싶었다. 그래야 연기할 때 오를레앙에 대한 타당성이 생길 수 있다."

"일본서 한 달 만에 체 게바라 소화하며 많이 배워"

 

 

- 고등학생 때 패션모델을 한 걸로 알고 있다.
"한국모델협회에 소속된 모델라인이라는 곳이 있었다. 당시 슈퍼모델 선발대회를 거쳐 연예인이 된 분도 많았다. 친구와 모델라인을 찾아가서 오디션을 어떻게 보면 되겠느냐고 문의했다. 고등학생이다 보니 오디션용 사진을 친구가 찍어주었다. 3개월 연습하고 1년가량 모델 활동을 했다.

고등학생 때 선생님들이 수업 시간에 '야, 슈퍼모델' 하고 장난으로 저를 부르곤 했다. 그러다가 사기를 당해서 모델을 못 하게 되었다. 고 3때 대학교 진학을 하긴 해야겠는데 당시에는 지금처럼 모델학과가 없었다.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연극영화과를 지원했다."

- 일본 극단 사계에는 어떻게 입단했나.
"군대를 다녀와서 복학했을 때 안재욱, 최민수 선배의 스승님이신 김효경 교수님이 극단 사계 연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당시 사계에 가서 오디션을 보고 합격했다. 서울예대를 졸업하고 사계에 들어갔고, 노래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일본 가서 한 첫 공연이 <라이온 킹>이다. 당시 (차)지연이도 <라이온 킹>을 공연하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왔다. 그 다음 공연한 <에비타>에서는 체 게바라와 후안 페론, 둘 다 연기할 수 있었다.

<에비타>의 넘버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만든 노래인데, 제가 연기해야 할 체 게바라는 고음과 저음 모두를 소화해야 했다. 이를 자유자재로 소화할 수 없다면 절대로 부르지 못할 노래다. 일본에서 한 달 만에 '체 게바라를 만들라'는 과업을 받았는데, <에비타> 악보의 절반이 에비타, 절반은 체 게바라의 노래였다.

체 게바라의 노래를 소화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아서 고민이 컸지만, 당시 변호길 형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한 달 만에 체 게바라 캐릭터를 만들고 공연할 수 있었다."

- <아이다> 이후 차지연씨와 같은 무대에서 만났다.
"이번에는 지연이와 같이 무대에 서는 장면이 많지 않다. 대사를 주고받을 장면이 많지 않아 아쉽다. 지연이는 <아이다> 때보다 자유로워졌다고 표현하면 좋을까. 스스로를 자유롭게 놓아서 상대 배역을 편하게 만든다. 지연이가 연기했던 아이다는 (라다메스가) 너무나도 사랑했던 역할이다. <아이다>에서 라다메스와 아이다로 만났던 것처럼 다시금 상대역으로 만나고 싶다."

 

[오마이뉴스 박정환 기자] 

 

 

18 [아시아경제] 그녀에 대한 진실과 오해...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15-01-21 592

 

 

 

사치스럽고 철이 없다. 낭비벽이 심하고 물정을 모른다.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일단 부정적이다. 배고픔을 호소하는 시민들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며 되지 않냐"고 말했다는 일화는 진위 여부를 떠나서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대중의 생각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스트리아 공주로 태어나 화려한 베르사유 궁전 생활을 누리고 끝내 단두대에서 처형된 그의 파란만장한 삶은 책이나 영화로도 끊임없이 재생되고 있다.

이런 '마리 앙투아네트'의 인간적인 부분과 그 내면에 집중한 이는 같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다. 그는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해 "왕권주의의 위대한 성녀도 아니었고, 혁명의 '매춘부'도 아니었으며, 중간적인 성격에 유난히 영리하지도 유난히 어리석지도 않으며, 불도 얼음도 아니고, 특별히 선을 베풀 힘도 없을뿐더러 악을 행할 의사 또한 없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여인일 뿐이었다"고 평한다. 한마디로 "비극의 대상이 되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것이다.

최근 개막한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에서는 이 역사적 인물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해명한다. 극 중에서 마리 앙투아네트는 "사람들을 쉽게 믿는" 성정 탓에 빈민들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후에 가서는 자신도 평범한 사람임을 깨닫게 된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그를 둘러싼 세간의 오해와 음모도 적극적으로 해명한다. 1부에서는 화려한 왕궁생활과 은밀한 로맨스를 집중적으로 담아내고, 2부에서는 단두대에 오르기 전 남편과 자식을 걱정하는 아내와 엄마로서의 모습을 부각시킨다.

 

 

그리고 마리 앙투아네트와 정반대의 입장인 '마그리드 아르노'라는 가상의 여인 역시 극의 중심에 서있다. 거리에서 구걸하며 사는 마그리드 아르노는 사회 부조리와 상류계층의 위선에 분노하며, 빈민들을 이끌고 혁명에 앞장선다. 마침내 혁명이 성공한 후, 마그리드 아르노는 감옥에 갇힌 마리 앙투아네트를 직접 감시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처음에는 분노의 대상이었던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해 그는 점차 이해와 동정을 느낀다. 이 뮤지컬의 초연 원작 제목인 'MA'도 마리 앙투아네트의 약자임과 동시에 상대역 마그리드 아르노를 줄인 말이다.

무대는 루이 16세 당시의 궁정 생활을 재현한 듯 호화롭다. 잔뜩 부풀려져 과도한 장식이 달린 드레스와 치렁치렁한 가발을 쓴 인물들의 등장은 마치 패션쇼를 연상시켜 굶주리고 헐벗은 빈민가의 풍경과 자연스럽게 대조를 이룬다. 매 장면 장면을 매끄럽게 전환시켜주는 회전무대의 등장도 볼거리를 풍성하게 해준다. 뮤지컬계에서 성량이 좋기로 손꼽히는 옥주현(마리 앙투아네트)과 차지연(마그리드 아르노)의 대결은 객석에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심어줄 정도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 무대장치까지 삼박자를 골고루 갖춘 작품이지만 주제 면에서는 다소 아쉽다. 오스트리아 제작진들이 참여한 이 작품은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동정적인 시각이 작품 전반에 흐르는 반면 프랑스 혁명정신은 빛바래진 채로 결론을 맺는다. 혁명을 지켜낸 민중의 자발적 참여를 과소평가한 부분이 대표적이다. 두 주인공의 과거와 관련된 부분 역시 개연성이 떨어져 억지스럽지만 볼거리 하나만은 확실하다. 내년 2월1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17 [스포츠경향]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윤공주, '인생 배역 만나다' 15-01-21 302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윤공주, ‘인생배역 만나다’...지금보다 다음이 궁금한 배우

 

배우는 연기하면서 딱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느껴지는 배역이 있다. 흔히들 말하는 ‘인생배역’이다. 윤공주 배우(33)가 인생에서 가장 잘 맞는 배역을 찾았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마리 앙투아네트와 대립각을 세우며 혁명을 주도하는 마그리드 아르노 역이다.

최근 <마리 앙투아네트>가 한창 공연되고 있는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그를 만났다.

윤공주는 처음부터 마리 앙투아네트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마그리드 아르노에 시쳇말로 ‘삘’이 꽂혔다. 요즘 마리그리드에 빠져 살고 있다. “매일 매일 공연이 즐거워요. 너무 울어서 공연이 끝나면 머리가 아플 지경이에요. 연습하면서도 살아있다고 느껴요. 틀 안에서 시켜서 하는게 아니라 그냥 느껴지는 대로 연기했어요. 오늘은 이런 감정 내일은 저런 감정. 매일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의 폭이 넓어졌어요”라고 말했다.

 

윤공주는 배우는 것이 느리다. 무대위에서 편안해지는 것도 느리다. 그런 그가 변했다. “저는 항상 공연 후반부에 가면 편안해져요. 저도 몰랐던 감정이 그때 표현되더라구요. 그런데 이번 공연은 달랐어요. 첫 공연부터 쏟아부은 듯한 느낌이었어요. 첫 공연부터 편안하고 아쉬움이 없었어요. 이런 느낌은 처음이에요. 신기하게도 관객이 먼저 알더라구요.”

윤공주는 마음이 여리다. 체구는 가녀리다. 성격은 쾌활하다. 그래서 전혀 다른 혁명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성격과 맞지 않아서 고민을 많이 했다는 그는 “굳이 세게 보일 필요가 없더라구요. 그 배역에 녹아드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마그리드가 되니까 관객들도 공감하는게 보여요. 그걸 알게 된 후 무대 위에서 더욱 힘이 나더라구요”라며 웃었다.

마그리드를 연기한다기 보다는 스~윽 스며든 느낌이 든다는 그는 관객들의 반응도 볼 만큼 무대 위에서 여유를 느낀다. “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넘버 ‘더는 참지 않아(Enough is Enough)’를 부를때 관객들이 반응이 뜨거워요. 혼자 부르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관객들이 더 좋아하는것 같아요.”

윤공주는 지나치게 겸손하다는 것이 단점이다. 자책을 많이한다. 늘 부족하다고 느껴 공연이 끝나면 복기한다. “부족했던 점을 찾아 바꾸려고 노력해요. 지난번 공연보다는 오늘 공연을 더 낫게 만들려고 해요.” 칭찬으로 가득한 공연 후기도 보지 않을 만큼 자만심을 늘 경계한다는 그는 자신감만은 충만했다.

“저 춤 되게 잘 춰요”

“그럼 한번 보여주세요”

“여기서 보여 줄 수는 없고...(웃음)” 

윤공주는 연기·노래·춤 삼박자를 갖춘 배우다. 이번 공연에서 자신의 춤 솜씨를 보여주지 못해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좋은 배우이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해요. 인간으로서 윤공주가 바로서야 어떤 역이든 소화할 수 있다고 봐요”라고 말했다. “무대 위에서는 계산하고 연기하지만 순수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야해요. 초심을 잃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지금보다 다음이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스포츠경향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16 [파이낸셜뉴스] 전석 매진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연장 공연 확정 15-01-21 620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가 매진 행렬에 힘입어 연장 공연을 확정했다.

EMK뮤지컬컴퍼니는 당초 2월 1일이 마지막 공연이었으나 같은달 8일까지로 총 6일간 연장 공연됐다고 8일 밝혔다. 티켓은 오는 16일 오전 10시부터 인터파크 티켓 예매 사이트를 통해 구매할 수 있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실존 인물인 마리 앙투아네트와 허구의 인물인 마그리드 아르노의 드라마틱한 인생과 '목걸이 사건' '바렌 도주 사건' '단두대 처형' 등 대중에게도 친숙한 역사적 사건을 흥미진진하게 다룬 작품이다.

해외 버전은 마그리드 아르노를 중심으로 극이 흘러가는 반면 국내 버전에서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과 사랑에 중심을 두고 대부분의 장면을 새롭게 각색했다. 특히 혹독한 불행을 겪으며 성장해 가는 마리 앙투아네트와 마그리드 아르노란 인물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그려낸 덕분에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는 평가다.

또한 어쿠스틱 기타와 하프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깊고 풍성한 현의 선율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영혼을 느낄 수 있게 하며 로코코 시대 귀부인들의 유행 스타일을 재현한 환상적인 색감의 의상과 360도로 회전하는 거대한 무대 장치는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마리 앙투아네트'에는 왕비의 신분에서 비참하게 추락하는 과정을 뛰어난 가창력과 안정된 연기력으로 자연스럽게 표현해내고 있는 옥주현과 김소현, 폭발적인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는 윤공주와 차지연이 작품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악셀 폰 페르젠 백작 역할의 카이, 윤형렬, 전동석과 오를레앙 공작 역의 민영기, 김준현 등이 깊이 있는 연기력으로 극의 긴장감을 더해 주고 있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오는 2월 8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연장 공연 티켓은 인터파크 티켓 예매 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연장 공연 기념 20%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02)6391-6333

 

파이낸셜뉴스 이다해 기자
 

15 [플레이디비] “뮤지컬은 항상 살아 숨쉬어야 한다” <마리 앙투아네트> 14-11-20 221

 


 

 

프랑스의 실존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드라마틱한 삶을 담은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가 지난 주 막을 올렸다. 김소현, 옥주현, 윤공주, 차지연 등 화려한 캐스팅 뿐만 아니라 <모차르트!> <레베카> <엘리자벳> 등 국내 관객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던 흥행작의 창작 콤비,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의 작품이라는 점도 <마리 앙투아네트>를 하반기 기대작에 올리는 큰 요소가 되었음이 분명하다.

라이선스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이례적으로 지난 3주간 한국에 머물며 직접 작품 수정과정에 참여했던 원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와 꾸준히 르베이를 비롯해 한국 프로덕션과 교류하며 이야기의 틀을 다시 세운 작가 미하엘 쿤체를 <마리 앙투아네트> 첫 공연을 올린 후 마주했다. 이들은 2006년 일본에서 초연했지만 이번 한국 <마리 앙투아네트> 공연을 '완전한 신작', '월드 프리미어'라고 불렀다.

 


Q. <마리 앙투아네트> 한국 초연을 어떻게 보았나?
미하엘 쿤체
(이하 쿤체) : 이번 형태의 공연이 너무 마음에 든다. 그간 4개의 프로덕션을 거쳐오면서 공연이 많이 개발된 것 같다. 이 작품은 굉장히 복잡하면서도 역사에 기반한 이야기다. 그래서 항상 역사에 진실 되려고 노력하는데, 관객들이 이런 역사적인 배경을 잘 몰라도 작품의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는 공연이 되고자 노력했다.

실베스터 르베이(이하 르베이) : 관객 반응이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관객들이 굉장히 집중하고 있었고 감정적인 부분에서도 아주 자연스럽게 반응을 하며 따뜻하게 박수도 보내줬다. 커튼콜 때 다들 기립해줘서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사랑이 크게 느껴졌다.

Q. 공연 후 극장 로비에서 관객들의 사인 요청을 다 받아주고 함께 사진도 찍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르베이 : 쿤체 씨와 내가 몇 년간 계속 그렇게 해오고 있다. 우리는 관객들을 사랑하고 그들의 진심이 느껴져서 그들과 교류하는 것이 정말 좋다. 관객들이 주는 신뢰가 우리의 책임감을 더욱 크게 만들고 항상 긴장시킨다. 참 좋은 거다. (웃음)

Q. 첫 공연 후 제작진들이 무대 위에 올라 관객인사를 할 때 로버트 요한슨 연출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작업 과정이 무척 힘들었던 것으로 짐작이 된다.
쿤체 : 작품 안에 너무나 많은 장면과 복잡한 이야기들이 얽혀있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작업을 해야만 한다. 요한슨 연출이 하루 14시간 씩 일했다고 들었다. 연출 뿐 아니라 모두가 그렇게 준비했다. 르베이 씨도 3주 동안 한국에 와서 악보를 수정했고 나 역시 9월에 한국에 한번 들어와서 수정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 <마리 앙투아네트>를 완전히 새로운 공연이라고 말하는 거다. 월드 프리미어라고 생각해도 좋을 정도다.


미하엘 쿤체

Q. 작품을 수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쿤체 : 스토리가 좀 더 명확해지길 바랐다. 초연 때 객석에서 관객들과 같이 공연을 봤는데 그들이 이해 못하는 부분이 많다고 느껴졌다. 그때부터 무엇이 문제일까 계속 생각했다. 혁명의 움직임 뿐 아니라 마리가 아주 어린 소녀에서 주변 상황을 이해하는 성숙한 인간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좀 더 관객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르베이 : 스토리가 바뀌면 음악도 테마를 생각해서 장면, 음악간의 연결고리를 생각해 흐름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 그래서 쿤체 씨와 매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수정했다. 또 오케스트라나 배우에게도 수시로 수정된 걸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렇지만 첫 공연 끝나고도 말했듯이, 어려운 상황일수록 한 팀이 되어 서로가 서로를 돕게 된다. (웃음)

Q. 해외 대작의 경우 라이선스 계약 조건에 '수정 불가' 항목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 원작의 의도가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이기도 할 것이다.
쿤체 : 우리는 각 나라의 문화, 생각들이 저마다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조항을 주장해 본 적이 없다. 또한 연기적인 면도 문화나 전통에 따라 다르다. 사실 브로드웨이 공연이라면 원작 그대로 무대에 올려도 사람들이 박물관의 유명 그림이나 또는 유명 인사를 보는 것 같은 시선으로 흥미롭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뮤지컬이 성취해 내야 하는 것은 무대와 객석의 교류이다. 뮤지컬은 항상 살아 숨쉬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아 숨쉬는 뮤지컬과 미술관에 걸려진 그림을 보는 것 같은 작품은 굉장히 다르다. 또 여러 나라 프로덕션의 수정과정을 통해서 우리 역시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한다.

Q. 2006년 일본 초연과 가장 다른 부분은 마리와 마그리드, 두 여인이 작품 중심에 나란히 서고 있다는 것이겠다.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두 인물의 캐릭터가 작품 속에서 서서히 변해가는 걸 볼 수 있다.
쿤체 : 맞다. 그게 이 작품의 특별한 점이다. 보통 드라마 구조에선 주인공과 그에 대적하는 악역 캐릭터가 있는데 대부분 스스로 무언가를 깨닫는다.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교육을 얻는 전개는 굉장히 드물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특별한 점은, 끝으로 가서는 결국 두 사람 모두 처음보다 나은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구성은 우리 작업에서도 처음이었다. 또한 모든 캐릭터들은 완벽한 인물들이 아니다. 어두운 면도, 결점도 있다. 그래서 좀 더 현실적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르베이 : 대부분의 한국 뮤지컬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많다고 프레스콜 때 이야기를 들었는데 우리 작품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여성 캐릭터를 사랑한다. (웃음)

Q. <모차르트!> <엘리자벳> 뿐 아니라 <마리 앙투아네트>에서도 등장 인물들이 천재거나 로열 패밀리 등 비범한 사람이나 지극히 평범한 삶, 인간적인 삶을 꿈꾸고 그것을 얻기 위해 고뇌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평범한 인간의 모습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쿤체 : 이 인물들이 관객들에게 '우리가 이렇게 살아야 하는구나'라는 교훈을 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극중 인물들이 실패를 해도 그것을 통해 '저렇게 하면 안 되는구나'를 생각할 수도 있다. 마리는 굉장히 버릇없는 아이 같은 캐릭터인데 그런 사람이 자신의 남편과 아이가 위험에 처했을 때 크게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영웅적인 면이 모든 여자 안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여자라도 자신의 남편이나 아이가 위험에 처한다면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래서 비록 공연에 천재나 왕족이 등장하지만 결국 일반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중
 마그리드와 시민들(위), 마리와 그의 남편 루이 16세(아래)

Q. 강렬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은 마그리드가 등장할 때가 많다. 마리와 마그리드의 듀엣곡 '헤이트 인 유어 아이즈'(Hate in your eyes)를 비롯해서 군중과 함께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르베이 : 두 여자의 대립 장면은 쿤체 씨의 아이디어였다. 젊은 관객들도 굉장히 그 장면을 잘 이해하는 것 같았다. 아마도 여왕도 우리와 같은 문제를 갖고 있구나, 하는 걸 느끼는 것 같다.

쿤체 : 이 작품에서 굉장히 중요하면서도 현대성을 띄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군중 장면이다. 현대에도 많은 이들이 자신이 맞다고 믿는 것을 위해 싸운다. 종교나 사회 변화를 위해 사람들을 죽이는 행동들도 많이 일어나는데,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 수 없다는 걸 잘 모르는 것 같다. 마그리드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정의를 요구하지만 사실 마리처럼 부유하게 살고 싶은 거다. 그런데 공연이 진행될 수록 마리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만큼 행복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또 정의와 더 나은 세상을 부르짖었던 사람들이 타인을 죽이는 행동 또한 정의롭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된다. 공연에서 만날 수 있는 이런 부분들이 우리가 매일 신문이나 뉴스에서 보는 문제점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회가 안고 있는 부분이다.

Q. <모차르트!>나 <엘리자벳> 등 전작에서는 작품을 관통하는 하나의 음악 장르가 느껴진 반면, <마리 앙투아네트>에서는 다양한 음악 스타일이 느껴진다.
르베이 : 그렇다. 마리의 감정 변화에 따라, 그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음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또 <마리 앙투아네트>가 하나의 주제가 아니라 너무나 많은 복잡한 이야기들, 감정들이 담겨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마리가 왕비가 되고 아이를 낳고 사람들의 비난을 받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등의 이야기와 분위기를 다 담아야 했다. 또 마그리드와 앙상블들은 왕족들의 옷차림과는 달리 좀 더 현대적이라 그들의 시각적인 이미지들을 염두에 두고 장면 분위기에 맞는 변화를 음악에 담아야 했다.

오페라와는 달리 뮤지컬에서는 다양하게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이 내겐 다행이고 또 행복한 부분이다. 로즈나 레오나르 캐릭터는 매 순간 중요한 메시지를 갖고 있지만 동시에 관객들을 기쁘게 해줘야 하기 때문에 매우 유머러스한 음악을 적용했다.

Q. 개인적으로 애정이 가는 캐릭터나 장면이 있나?
쿤체 : 물론 있다. (웃음) 재판 장면인데 이 장면은 음악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정말 마스터피스 같은 장면이라 생각한다.
르베이 : 장면 자체가 작은 뮤지컬 같다.
쿤체 : 그 장면에서 굉장히 많은 대사를 주고 받아야 하는데 그걸 음악적으로 표현하기가 무척이나 어려웠을 거다. 대사를 음악처럼 전달해야 하니까. 르베이 씨의 마스터피스라고 볼 수 있다.

르베이
: 나 역시 그 장면을 무척 좋아한다. 또 2막 첫 곡, 마리가 페르젠에게 편지를 쓰는 장면도 좋다. 음악만 들었을 때도 굉장히 괜찮다는 생각이 들지만 가사와 함께 들었을 때 감동이 정말 확 와 닿는 것 같다. 또 하나는 루이의 곡 '난 왜 나다운 삶을 살 수 없나'(Why Can't I Just Be A Smith)인데, 그의 감성과 캐릭터가 그대로 드러난다.

Q. <맨 오브 라만차>의 산초 등 위트 있는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던 배우 이훈진의 루이 16세 변신도 관객들에게 신선한 즐거움이 될 것 같다.
쿤체 : 정말 너무나 만족스러운 캐스트다. 루이 역을 다른 배우가 맡았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연기를 펼칠 수 없을 것 같다.
르베이 : 루이가 노래를 할 때, 절대 아리아처럼 부르면 안 된다. 한 문장 안에도 굉장히 많은 감정들이 들어있기 때문에 목소리 톤이나 방식을 크게 불렀다가 작게 불러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이훈진 배우가 그걸 굉장히 잘 하고 있다.


실베스터 르베이

Q. 70대에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쿤체 : 작업을 사랑하기 때문에? (웃음) 우리에겐 일이라기 보다는,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를 찾아서 음악적이나 어떤 형태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의욕이 크다. 뭔가를 만든다는 것 자체에 희열이 큰 거다. 그래서 관객들의 반응이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하다.

르베이 : 우리가 작품을 쓸 때도 다 쓰고 나서 그냥 두었다가 며칠 지난 후에 다시 보고 듣는다. 쿤체 씨도 항상 "관객들이 좋아할까?"라고 묻는데, 그런 느낌이 들어야만 작품을 유지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과감히 삭제한다. 뮤지컬은 우리를 위해 만드는 게 아니라 관객들을 위해 쓰는 거다. 와서 사인해 달라고, 같이 사진 찍자고 하시는 분들을 위한 것이다. (웃음)

Q. 좋은 뮤지컬을 쓰고자 하는 한국의 예비 창작자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쿤체 : 물론 재능도 필요하다. 하지만 결국은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 역시 로저스 앤 해머스타인, 앤드루 로이드 웨버 등의 작품을 굉장히 많이 공부했다. 우리가 만든 작품을 통해서도 배우시는 분들이 계실 거라 생각하는데, <레베카> <모차르트!>를 봤으니까 이번 주 주말에 나도 그런 작품을 쓰겠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작품의 구성, 구조를 공부해야 한다. 구성을 잡아두면 다른 것들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마치 건물을 짓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건축가처럼 글쓰기를 해야 한다. 그렇게 이야기를 '짓는' 과정을 배웠으면 좋겠다. 특별히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 공연을 보면서 공부하면 된다.

르베이 : 음악도 마찬가지다. 만약 재능이 없다면 시작도 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하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건 공부하는 것이다. 나 역시 작곡을 전공하지 않았고, 영화음악으로 시작해서 다른 작곡가들이 어떻게 훌륭한 뮤지컬들을 창작했는지 많이 공부했다. 또 뮤지컬 작곡가가 되기 위해 4, 5곡의 좋은 곡만 쓰면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작품의 전체적인 곡을 써야 하고 가사에 담긴 의미를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 뮤지컬의 음악은 반드시 스토리를 받쳐줘야 하고, 스토리와 관객들을 생각하는 음악을 써야 한다.

또, 자신이 쓴 작품을 마음에 들어 했으면 좋겠다. 관객들은 좋아할 것 같은데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굉장히 힘든 경우다. 나 역시 '더 이상은 못하겠어, 집에 갈 거야'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2주만 지나면 '다음 작품 언제 시작하나' 생각하게 된다. 작곡가들도 힘들 수 있고 우울할 수도 있는데, 그런 감정을 여유롭게 즐겼으면 좋겠다. 물론 이렇게 말하는 게 쉬워 보일 수 있겠지만,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 반드시 다시 빛이 나오지 않는가. 뮤지컬을 쓴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작업인데, 창작자로서 느끼는 행복감은 정말 믿기 힘들만큼 크고 좋다.

Q. <마리 앙투아네트> 관람을 앞둔 한국 관객들에게
쿤체 : 어떠한 편견 없이 열린 마음으로 공연을 즐겼으면 좋겠다. 프랑스 혁명이나 마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해도 좋다. 열린 마음, 그것이 유일하게 관객들에게 바라는 점이다.

르베이 : 만약 여유가 있다면 두 번 보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배우가 다르기도 하지만, 배우들이 같은 이야기를 해도 굉장히 다른 느낌을 줄 거다. 틀리고 맞다는 개념이 아니라 정말 다른 면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이 볼수록 발견할 것이 많은 것이 이 작품이기 때문이다.
 

글: 황선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suna1@interpark.com)
사진: 배경훈(Mr.Hodol@Mr-Hodol.com)
14 [이투데이] 김소현 14-11-07 351

 

▲김소현이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에서 타이틀롤을 맡는다.(사진=신태현 기자 holjjak@)

 

뮤지컬 배우 김소현이 ‘마리 앙투아네트’로 돌아왔다. 

뮤지컬 ‘위키드’에 합류해 최근 종연까지 하얀 마녀 글린다로 분했던 김소현은 이번 ‘마리 앙투아네트’의 타이틀롤을 맡았다. 김소현은 앞서 ‘위키드’를 한국어 초연부터 이끈 뒤 하차한 옥주현과 인연도 남다르다. 같은 역에 옥주현과 더블 캐스팅돼 또 다른 빛깔의 마리 앙투아네트를 선보일 전망이다. 

“힐 신고 노래를 하는 건 참 힘들죠. 옥주현도 제 다리를 주물러주면서 ‘아프지?’라고 할 정도로 말예요.” 

고귀한 신분인 오스트리아 여왕의 딸로 태어나 프랑스의 루이 16세와 결혼한 마리 앙투아네트. 호화로운 궁정 생활을 영위하다 중세 시대를 스스로 마감코자 하는 18세기 프랑스 혁명의 소용돌이에서 민중의 분노로 끝내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한 비운의 여인이다. SBS ‘오! 마이 베이비’를 통해 남편이자 뮤지컬 배우 손준호, 아들 손주안군과 일상과 육아생활을 공개한 김소현은 한 인간으로서, 여자로서, 어머니로서 마리 앙투아네트에 이입했다.

“배경이 베르사이유다보니, 모든 장면이 무척 화려하고 아름답지요. 한편 아들을 뺏기고 딸한테 노래를 불러주는 짧은 장면이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랍니다. 실제로 마리 앙투아네트가 경험했던 일이기에 저도 엄마라 그런지 몰라도 실제로 그 여자의 삶이 불쌍하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공연이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가장 애착이 가더라고요.” 

실존 인물인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야기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은 물론, 만화와 소설, 영화로 각색돼 흥미와 감동을 유발했다. 뮤지컬의 경우 앞서 일본, 독일에서 공연된 바 있지만, 이번 프러덕션은 종전과는 큰 차별점을 갖는다. ‘모차르트!’, ‘엘리자벳’, ‘레베카’를 국내서 흥행시킨 원작자 실베스터 르베이, 미하엘 쿤체 등이 한국 관객에 맞게 캐릭터를 부각시키는 등 변화를 가했기 때문이다. 

“저도 데뷔한 이래 많은 뮤지컬 작품을 했지만 이렇게 원작자가 다 오셔서 직접 해주신 건 처음인 것 같아요. 덕택에 저도 많은 질문을 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상의하고 호흡 맞췄답니다. 힘들었던 창작과정만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지요. 관객 여러분도 이런 노력을 많이 봐주시고 저희 역시 아무 사고 없이 끝마쳤으면 좋겠습니다.”

        

 

13 [아시아투데이] 마리 앙투아네트는 역사적 희생양-옥주현 김소연 등 열연 14-11-07 264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는 성대한 파티가 열리고, 귀족들 사이로 아름다운 마리 앙투아네트(옥주현)가 등장한다. 화려하기 그지없는 드레스와 가발 머리 장식을 한 마리는 아름다운 외모로 주변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녀는 남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미남 귀족 페르젠과 사랑을 속삭인다.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1막의 한 장면이다. 

지난달 31일 샤롯데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극작가 미하엘 쿤체는 “마리를 한 명의 인간으로 느낄 수 있도록 그렸다”며 “버릇없이 자란 부잣집 딸인 마리가 왕실에서 즐기면서 살다가 나락으로 빠지면서 점차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번 뮤지컬에서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 출신인 탓에 엄격한 궁중사회의 표적이 되고, 프랑스 혁명기에 성난 민중의 원성을 한 몸에 받은 역사적 희생양이라는 시각에서 마리의 모습을 그린다. 


특히 이번 공연은 상류계급의 호사스러운 삶을 사는 마리와 궁핍 속에서 고통받는 하류계급 여인 마그리드 아르노의 엇갈린 운명을 보여준다.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은 “두 여인의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서로 운명이 얽히고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나중에 두 여인의 위치가 서로 바뀌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주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마리의 삶을 다룬 책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읽고 있다는 마리 역의 배우 옥주현은 “어리석지만 인간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다”고 했다. 옥주현과 함께 마리를 연기하는 김소연은 “아들을 뺏기고 딸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장면이 제일 공감 갔다”며 “그녀의 삶이 안쓰럽고 불쌍하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에서 마그리드 역에는 윤공주와 차지연이 캐스팅됐다.

한국 초연인 이번 무대에는 해외 버전에서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9개의 곡이 추가됐고, 이야기도 크게 각색됐다. 

18세기 화려한 프랑스 궁중을 재현하기 위해 고증을 통해 제작한 드레스와 가발 등 의상과 웅장한 무대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내년 2월 1일까지. 5만∼14만원. 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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